친구와 올 여름에 일본여행 가기로 했던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지만, 어느덧 7월 중순, 우리는 여름도 반정도 지난 시점에서야 느긋하게 준비하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달까요.; 오사카와 도쿄를 볼 생각이었는데 두곳의 저가 항공편과 오사카까지 가는 펜스타 훼리도 이미 매진이 된 상태; 돈없는 입장에 주류 항공사는 패스할 수 밖에요. 여행사의 자유 여행 상품도 남은게 없구요;
결국 남은 것은 제주항공 김포-나고야 왕복티켓. 이렇게 여행에 나고야가 끼어들었습니다.
◆출발!◆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동해안. 해안 따라 있는 도로는 7번국도인듯?
아직 우리나라일텐데, 김포공항에 오니 외국어가 간간히 들립니다. 조금 헤메면서 출국수속 하고, 비행기 탑승하고 하니 어느새 활주로 위를 천천히 움직이고 있네요.
어릴때 이후 두번째 타는 비행기였지만 설레고 신기하고 긴장되고 신선하고 흥분된달까요. 다시 어려진 기분입니다. 가벼운 멀미마저 느끼며 창가에서 와와거리다보니 어느새인가 동해를 건너 일본으로 들어섰습니다.
입국 수속에서 일본어를 들어면서 '아, 여기가 외국이구나' 생각하고, 공항 전철에서 못찾고 헤메면서 다시 한번 느낍니다. 하지만 아직 여행 첫날, 이정도 헤메임이 다반사가 될줄 아직은 몰랐지요.;
나고야 공항역. 보이는 열차는 특급이라 지정석이다. 즉 돈을 더 내야한다;
전철밖으로 보이는 풍경, 주변에서 들리는 말들, 곳곳의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이것저것 구경하며 40분정도 달리니 나고야 역에 도착했어요. 내리자마자 코인락커가 있는 곳으로 갔지요. 그곳에 무거운 캐리어들을 넣어놓고 나고야를 돌아다니려고 한건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 거기서 가장 큰 500엔짜리 코인락커에 두개의 캐리어가 안들어가는 것입니다;
두개에 나눠넣는 수도 있지만 왠지 모르게 돈이 아깝고, 결국 오늘 하루는 그냥 끌고 다니기로 결정하고 오사카로 가는 기차표를 끊기위해 킨테츠선으로 이동했지요.
아직 일본의 전철체계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태라 또다시 헤메이며 킨테츠 표 끊는 knt까지 찾아갔지요. 그리고 킨테츠 프리 패스를 구매하려고 했으나 거기서 안내직원의 한마디 -
"여권과 예매확인증을 보여주세요."
"...하이?"
킨테츠 프리패스는 한국에서 미리 사가야 하는 것인데... 여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던게 실수였지요.; 다른 기차는 얼마냐고 물어보니 죄다 1만엔 근처이라고 하네요.
결국 킨테츠 급행 구매 결정. 몇백엔은 수업료라고 생각해야지요;ㅋ
◆나고야 성◆
나고야성 입구. 건립 400주년이라고 기를 꽂아놓았다.
더운 날씨였습니다. 게다가 한손에는 캐리어를 끌고다니니 체력은 눈에 보이게 떨어지고요. 나고야성 안에 들어갔을 쯤에는 어디 앉아서 쉬고 싶은 기분만 가득해지네요. 결국 자판기에서 음료수 하나씩 뽑아먹으면서 쉬게 되었습니다.
천수각과 세이난수미야구라. 천수각은 꽤 크다. 세이난수미야구라는 방어용 건물이었다고 한다.
천수각은 소실되었던 것을 1959년에 재건한 것이라고 하네요. 그 옆에는 혼마루전 복원공사로 막이 쳐져 있었구요. 처음보는 성이라 신기했지요. 문앞에서는 같이 사진찍어주는 사람들도 있고, 해자도 크고요. 그 안에는 왠 사슴때도 있고; 다만 그 더위만 아니었더라면 쿨럭-_-;
이것 외에도 뭔가 많았던것 같지만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틀린게 아닌지; 지금은 미리 공부하고 갔으면 더 잘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다만 이미 지난일;;
다음 여행때에는 공부좀 하고 가야겠네요. ;;ㅋ
천수각과 밖에 전시되어있던 긴샤치. 씌운 금무게가 40kg이 넘는다고 하는데, 천수각 위에 암,수 두개가 올려져있다.
해자에 있던 사슴들. 처음에는 잘못 본줄 알았다.;
애초에 느긋이 들어왔다보니 어느새 폐장시간이 다 되었네요. 기차시간은 몇시간 남았지만, 그렇다고 항구 구경가기도 애매한 시간입니다. 마침 가이드북을 보니 나고야역에 전망대가 있다네요.
처음 도시인데 다 돌아다니진 못하더라도 구경은 해야지! 하며 다음 목적지가 되었네요./
나고야성 근처의 일반 주택들. 각양각색의 집들이 오밀조밀 붙어있는 것이 신기했다.
◆나고야역◆
나고야역 앞에 있던 구조물.
'이왕 온거 한바퀴 돌고 가자!'
라고 한게 실수이었지요; 캐리어를 끌고 나고야성을 한바퀴 돌아 왔던 지하철 역으로 돌아오니 남는것은 갈증뿐;/ 그저 불평 한마디 안한 친구가 고마울뿐입니다;;;
나고야역으로 와서도 헤메기는 마찬가지. 가이드북에 나와있는데로 전망대를 찾았는데요. 51층의 전망대는 한사람당 1000엔이나 해서 패스. 15층의 무료 전망대라고 소개되어있는 곳으로 갔지만, 그곳은 전망대라기보다는 전망 괜찮은 호텔 입구같네요.
안쪽에서 본 모습.
나고야 안에 그렇게 큰 건물들이 없는 탓인지 15층인데도 일단 보일것은 다 보였습니다. 항상 아파트가 주루룩 늘어서 있는것에 익숙해서 인지 신기하게 구경했네요. 나고야 뿐만 아니라 오사카나 도쿄에서도 아파트 단지는 몇번 못봤는데, 새삼 우리나라가 아파트가 참 많구나, 라고 느껴진달까요.(산이 많아서 일까요;;)
전망 구경도 대충 되었겠다, 애증(?)의 캐리어를 옆에 끼고 물보다 싼 녹차를 빨대로 빨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기차 시간까지 2시간가량을 (...)
아, 의자도 몇 없고 사람도 얼마 없는 곳이라 마냥 시간때우기는 별로 좋은 곳은 아니니 돈이 여유되시는 분들은 카페 같은데가 오히려 나을거에요.ㅋ
게다가 일본은 생수값이 왜이리 비싼지.. 자판기에서 100엔 이하로 떨어지는것을 본적이 없어요;
물 뜰곳만 생기면 물통채우기 바빴던것은 여행 내내의 이야기;;ㅋ
◆킨테츠 기차◆
킨테츠 선에 기차가 들어와 있는 모습.
낮에 미리 끊어놨던 킨테츠 기차를 타러 킨테츠선으로 향합니다. 일본은 같은 역이라도 여러회사가 다른 철로를 이용하기 때문인지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꽤 되는데요. 나중에 도쿄쯤 가서는 익숙해졌지만, 이날은 첫날. 회사가 다르면 환승 안되는 시스템을 보면 우리나라 지하철이 더 괜찮은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만화책 보고 있는 직장인. 지하철이나 다른 기차에서도 만화책을 보거나 PSP, 닌텐도DS 등을 하는 3~40대들이 꽤 많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기차가 들어와 탑승. 캐리어를 세워놓고 좌석에 딱 앉으니 이제야 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사카 난바역까지 대략 2시간 정도. 피곤했지만 일본에서 처음 타는 기차라 그런지 잠은 오지 않고, 창밖만 보면서 외국 맞구나, 라는 생각만 계속 했지요.
◆오사카 난바 - 밤◆
난바의 숙소에 도착해 짐을 내려놓고, 다시 밖으로 나옵니다. 이미 시간은 밤 10시경. 어디 목적지 같은게 있는게 아니라 그냥 구경삼아 나온것이었는데, 고양이가 생선 놓치랴, 돌아다니다보니 오락실이 눈에 띄네요.
난바역 근처의 게임센터. 안에 에스컬레이터도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 오락실 보기 힘들어지고 있는데, 여기 오락실은 규모부터가 다르달까요. 한 건물의 1~7층까지가 전부 게임센터이었는데, 이날 밤에 난바역 근처 잠깐 돌아다니면서 그런것을 2~3개정도 발견 할 수 있었네요. 숙소가 덴덴타운 근처인 탓이 좀 있었던것 같긴 하지만;ㅋ
대부분 1~2층이나 입구는 인형뽑기나 리듬게임이 있고, 3층부터 다른 게임들이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대전격투게임 말고도 온라인 연결해서 하는 게임들이 정말 많았는데, 우리나라에서 본적도 없는것들이 많아서 신기했지요.
무슨 카드 올려놓고 막 움직이는 것도 있었고(카드는 전부 다른것을 보니 직접 구매하는듯?), 무슨 조종실 같은것 안에 들어가서 게임을 하면 밖에도 모니터로 보여주는 것도 있고요. 그런것들이 온라인이던데, 우리나라에도 들어오면 참 재미있을텐데요;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도 들러 구경했는데, 우리나라와 별 다르지는 않았어요. 단지 삼각김밥을 사면서 물가가 비싸다는 것만 다시 느꼈네요. 우리나라에서 700원짜리 인데 105엔에 사야한다니...(환율 1400원에 간거라;;)
여행 첫날이었는데 정말 많이 돌아다닌것 같네요. 둘다 첫 해외 여행, 장기간 여행이라 체력안배를 신경 못썼기도 했고요.ㅋ 이날이랑 다음날 열심히 돌아다니다 셋째날부터는 일찍 못일어났지요.;
이날의 여정은 이렇게 끝이군요. 뭐든게 다 신기한 날이었습니다. 음/ 앞으로도 놀랄것들이 많았지만 그건 다음날의 이야기/ㅋ
◆참고정보◆ - 2010년 7~8월
나고야 공항에서 나고야 역까지 공항철도 : 850엔, 40분 가량 소요
나고야 킨테츠 선 표 구매하기 : 킨테츠 선으로 가서 knt라고 쓰여진 곳에서 사야합니다. 프리패스도 이곳에서 교환하고요. 매표소처럼 안생기고 인포메이션 센터처럼 안에 들어가서 사야 하니 헷갈리지 않게 조심하세요./
킨테츠 프리 패스 : 3700엔 - 한국에서 사가야 해요. 5일간 킨테츠선 일반 무제한 이용입니다. 급행은 3번 이용할 수 있어요.
킨테츠선 나고야 - 난바(오사카) 급행 : 4150엔, 2시간 가량 소요 - 그냥 사면 이 가격. 게다가 편도; 그래도 고속버스 제외하고 가장 싼듯 합니다.
펜스타페리 : http://www.panstar.co.kr/ - 오사카까지 가는 배편입니다. 배에서 1박을 해야 하지만 오사카까지는 가장 싼 교통편인듯? 하지만 막상 예약하려니 자리가 없었지요.; 빨리 해야 하는 곳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