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누설 정도 : 보통, 어느정도 있어요.
패러독스 13 -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재인 |
▒히가시노 게이고 버전의 생존 이야기
간만에 여유있게 책도 읽고, 이렇게 감상도 남겨보네요.
고르는 책 종류도 여전하고 말이지요.
'PARADOX 13'도 역시 작가 보고 살펴보고, 뭔가 과학 관련된 내용도 나오길레 흥미가 생겨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만;
이거, 구실은 블랙홀이니, 우주적인 사건이니 하면서 결국 사람들 간의 이야기, 그리고 재난에 대항하는 이야기네요.
생존 이야기의 히가시노 게이고 버전이라고 표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는 이야기는 책, 영화, 만화 등에서 참 많이 다루고 있지요.
소재도 참 다양합니다.
영화에서는 '투모로우'가 이상기후, '2012'에서는 자연재해, '딥임팩트'나 '아마겟돈'에서는 운석 충돌이 극한 상황으로 제시되지요. '우주전쟁'이나 '화성침공', '에일리언' 처럼 다양한 외계인에 의한 경우도 많고요.
책에서는 코맥 매카시의 'The road'에서 핵에 의해 멸망한 이후 아버지와 아들의 생존기가 기억나네요. '로빈슨 크루소'처럼 무인도에서 생존하기도 하고요.
만화도 참 많은데... 지금 당장은 만화책은 잘 안떠오르고 애니 중에 '도쿄 매그니튜드 8.0'이라는 것이 생각나네요. 제목처럼 지진에 강타 당한 도쿄에서 살아나기 위해 계속 걸어가는 남매 이야기인데... 음, 애니메이션 보다가 글썽거린 몇 안되는 작품입니다.
...이걸 쓰려고 했던게 아니라;;;
이렇게 다양한 생존 이야기들이 있지요. 대부분 극한 상황으로 주어지는 것들이 어느정도 현실감이 있는 것들 입니다. 이상기후나 자연재해, 운석 뿐만 아니라 핵전쟁의 공포, 무인도에 표류하게 되는 이야기 등은 '어쩌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들 인 것이지요.
그리고 'PARADOX 13'도 생존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현실감으로 따지자면 외계인에 의한 것보다 더 떨어지지요. 일단 책 안에서도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저 '13일 13시 13분 13초 부터 13초 간' 블랙홀에 의해 설명하기 매우 복잡한 어떤 일이 발생한다고만 하지요. 그리고 그 결과 그 13초 동안 죽은 사람들만 아무도 없는 도쿄에 내동댕이쳐집니다.
제시되는 극한 상황의 원인이 좀 다르다 뿐이지, 어찌보면 다른 생존 이야기와 별다를 것이 없어보이기도 합니다. 의식주를 찾아 헤메고, 작은 병에 죽으며, 인간성은 도전 받지요.
그럼에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은 것은 역시 다른 이야기들과 다른 점 때문이겠지요. 사람들은 처음에는 자신 말고 다른 사람들이 사라진 줄 알지만, 나중에는 자신들이 그 세계에서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더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는 것이지요. 사람들은 협동과 다툼을 반복하고, 그사이에 사랑도 싹트고요.
▒작은 아쉬움
이렇게 써내려가면서 느끼는 것인데... 재미있게는 읽었지만 어딘가 아쉬우네요. 아에 모르는 작가의 책이었으면 '나름 통찰력있게 잘 썼구나'하면서 만족했을텐데 말이지요.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 이다보니 왠지 뭔가 더 있을것만 같기도 하고요. 이제는 소재가 특이한 것만 가지고는 크게 만족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네요;;
마무리 부분은 작가의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이 좀 드러난 것 처럼 느껴지지만,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그저 다시 돌아온 원래 세계에서 후유키와 아스카가 다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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