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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SF

바다 밑 | 아리카와 히로

※감상에 책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미리니름(or 스포일링)이 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어 보시기 바랍니다.

미리니름 정도 :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없어요.


바다 밑 - 8점
아리카와 히로 지음/대원씨아이(단행본)



▒라이트노벨에서 대중소설까지

 아리카와 히로라는 작가는 상당히 경력이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소금의 거리'라는 라이트노벨로 데뷔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요. 그 후에 '하늘 속'이라는 소설이 나왔고, 이번에 읽은 '바다 밑'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온 세 소설들은 사실 '라이트 노벨'이라는 이름을 붙이기가 좀 애매합니다. 오히려 약간 SF의 성향을 가진 대중소설이라고 해야하려나요? 미지와의 조우, 그리고 그 안의 청춘 러브라인을 적절히 섞은 내용입니다. 읽다보면 왠지모르게 손을 놓을 수 없는 그런 맛을 보여주는 내용이지요.

 그 다음으로 나온 책이 아마 '도서관 전쟁'일겁니다. 이건 미디어 전개가 상당히 잘되었지요. 소설 뿐만 아니라 애니로도 제작되었으니까요. 다만 이게 일본에서도 같은 순서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는 우리나라에 발간된 것만 조금 알고 있을 뿐이니까요.

 이렇게 보면 라이트노벨 작가로서 상당히 성공한것으로 보이는데, 이 작가는 거기서 벗어나 대중소설 작가로 뻗어나가버렸습니다; 애초에 작풍이 대중소설에 가까운 탓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출간된 제목들을 보면 '혹시 동명이인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정도로 갭을 보여주었지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볼 생각은 있지만, 뭔가 일상 연애물 같은 느낌인지라; 언제 읽어볼지는 기약이 없습니다. 음..

 물론 앞선 작품들도 연애요소가 빠지지 않는 중요한 요소였지만요.



▒하늘 속, 바다 밑

 이런저런 서론이 길었네요. 이번에 본 '바다 밑'은 예전에 '하늘 속'이라는 소설을 보면서 꼭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별로 둘이 연관되는 내용은 아니지만, 한 작가가 '하늘 속'과 '바다 밑'이라는 소설을 썼다니, 재미있어보였거든요.

 어떻게 보면 작가 개인의 열망이 이루어진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ㅋ '하늘과 바다에 관련된 이야기를 소설로 써내겠어!' 라든가... 물론 실제로 작가가 그렇게 생각을 했는지는 둘째로 치고 말이죠.ㅋ


 '하늘 속'은 갑자기 출현한 미지의 지적생명체에 대한 내용이어서 인간과 비인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작가 특유의 청춘 연애 이야기도 들어있고요.

 그에 반해 '바다 밑'에서의 미지와의 조우는 좀 더 험악합니다. 대화이고 뭐고 간에 일단 '먹이사슬'의 관계부터 성립하고 들어가니까요. 마치 괴수 재난영화를 보듯, 그런 시작을 보입니다.


▒순정녀와 순정남

 하지만 작가는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분명 본격 연애소설도 아닌데, 이건 분명 미지와의 조우, 따지자면 괴수물인데, 왜 제 손발이 사라지려고 하는 걸까요.;; 왜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보다가 혼자 '팅기지 말고 받아들이란 말이야..'라고 중얼거리고 있는 걸까요;;;


 고등학생을 상대로 그런 입장을 취하는 나츠키가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켜보는 입장에서 답답한 것은 사실이네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정감이 가는 등장인물이 된 것이겠지만요.ㅋ

 그리고 노조미도 정말 매력있는 등장인물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 성장중인 인격인것을 정말 잘 표현해준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성장을 잘 보여주기도 했고요.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끈질긴 인물이기도 하고요.

 마지막 결말에서의 그 만남은 어쩌면 소설이니까 가능한 것이겠지만... 가장 나츠키 답고, 가장 노조미 다운 만남 아니었나 싶습니다. 순정남과 순정녀의 결합은 이런게 가능한 것인가 싶기도 하고요.


 이런 아기자기한 커플의 이야기 말고도 다양한 이야기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기동대의 이야기, 인터넷 동호회(라고 쓰고 밀덕)의 이야기, 잠수함에 갇힌 아이들의 이야기...

 저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것이 저 커플의 이야기라서 다른 이야기들을 적지 않았지만, 다들 이 책을 재미있게 구성해주는 이야기들입니다. 특히 기동대의 처절함이나 잠수함에 갇힌 아이들의 성장통은 나츠키-노조미 커플의 이야기만큼이나 인상 깊은 내용들 이지요.




 작가 개인의 성향이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여태까지 '소금의 거리'와 '하늘 속', 그리고 '바다 밑'을 읽어보니 뭔가 미군에 대한 반감같은게 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하늘 속'에서 미사일을 퍼부었던 것이 미군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 책에서도 미군이 전체적으로 '수틀리면 폭격!'이라는 단순한 존재로 나오거든요.

 일본이 자체적으로 무력을 휘두르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엄청 안타까워 하는것 같기도 하고... 기동대 이야기에서 '이런 나라에서 태어났으니까'라는 대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거든요.

 자국이 유사시에 전투력을 못가지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야 이해가 갑니다만... 약간 뒷맛이 씁쓸한것도 사실입니다. 일본의 제국주의에 피해를 입었던 주변국가들의 입장에서는 나름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 문제니까요.

 제가 이 쪽 문제에 대해 좀 더 잘 안다면 사설을 길게 적을수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바로 위에 적은 정도밖에 아는게 없네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알아봐야겠습니다. 좀 더 알게 된다면 제 생각도 뚜렷하게 쓸 수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충격받은 사실이었는데요. 이미 아시는분은 상관없으시겠지만;


 여성작가이더군요. 이 분.



...하긴, 생리통이라든가, 미묘한 감정 처리라든가, 복잡한 지역사회 묘사라든가, 예사롭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밀리터리에 관련된 이야기라든가, 뜨거운 전우애라든가, 이것도 예사롭지 않았는데...에...;;

...

작가는 양성이어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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