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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Mystery

크로스파이어 | 미야베 미유키

※내용 누설 정도 : 중요하게 쓰인 소재 이야기도 있어요. 깨끗하게 보고 싶으신 분은 보지 않으심이... 



크로스파이어 1 - 8점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



▒초능력물, 조직


 처음부터 초능력물이라는 것을 알고 봤기 때문에 이야기를 따라가는데는 그다지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일단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 중에 초능력자가 나오는 것을 몇 번 보기도 했으니까요.


 주인공인 준코가 강한 것은 이야기 전개에서 좋은 것도 있지만 좀 조심해야 할 점이기도 한 것 같네요. 남들보다 강한 힘을 지닌 사람이라면 가지게 될 것 같은 고뇌를 표현하기 좋지만, 활약 할 때 마다 먼치킨 전개가 되기 딱 좋으니까요. 자칫하다간 양산되는 판타지와 구분이 안되는 상황도 올 수 있고요.


 그리고 도중에 나오는 '가디언'이라는 조직은 뭔가 익숙한 느낌마저 풍깁니다. 뭔가 양산형 판타지에서도 봤던 무리 같기도 하고, 애니메이션이나 웹툰, 만화에서도 은근히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지요. 이러한 흑막의 등장은 독자에게 흥미를 유발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요. 일단 등장하면 스토리의 무게를 전부 짊어지게 되는 존재이기도 하거든요.


 '앞 이야기가 뭔가 좀 어색했지? 명쾌하지 않았지? 사실은 이 흑막이 모든 원흉이야.'


 마치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키 처럼요.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라서 다행이었지만, 보는 순간 잠시 멈짓해버렸네요. 그만큼 쓰는 입장에서는 편한 소재일지도 모르지만, 자칫하면 삼천포로 빠지기 딱 좋은 소재니까요.



▒그들 사이의 감정 


 초반에 준코가 불을 내지르는것도 인상적이었고, 아줌마 형사 치카코도 참 정감가는 인물이지요. 이런저런 재미있고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지만, 지금 기억나는건 가장 마지막 바로 전 챕터이네요. 준코와 마키하라의 대화입니다. 전 당연히 마키하라의 동생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거든요. 하지만 단지 '안녕'이라고만 말하지요.


 마키하라가 따지고 들고, 준코가 그것에 사과하는 것도 한가지 장면이었겠지요. 하지만 책에서의 모습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준코에 대한 마키하라의 느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이래저래 떠들었지만, 결론은 '오늘 하루 쉬는 동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입니다. 초능력이라는 비일상적인 이야기와 외로움 같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잘 버무리기도 했고요. 합치면 대충 800페이지 정도 되는데, 몰입해서 읽다보니 약간 열마저 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만 하고 끝맺어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