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에 책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미리니름(or 스포일링)이 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어 보시기 바랍니다.
도서관에서 '백야행'을 빌리다가 문득 한국소설 쪽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최근에 한국 소설을 읽은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블로그에도 한국소설을 포스팅 한 적은 한번도 없었구요.
하지만 역시 한국소설 분류인 811번 쪽으로 가니 막막해지네요. 외국 소설보다 권수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고요. 영어권 소설이나 일본소설 란에서 책을 찾을 때를 동네문방구 집에서 펜고르는 심정이라면, 국내소설 란에서는 대형문구점에 와 있는 느낌이었거든요. 여기 있는 물건들 중에 내 취향은 어떤 것일까, 다 한번씩 굴려보고는 싶은데 종류는 너무 많고, 정신도 없고요.
매번 그렇게 정줄놓고 한바퀴 돌다가 '아, 지친다.' 하면서 그냥 나오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오늘도 그런건가, 이러면서 돌아다니는데 책들 사이에 조금 작은 책 하나가 보이네요. 제목도 좀 희안합니다. 도대체 판타스틱한 개미지옥이 뭔지; 게다가 살짝 열어서 목차를 살펴보니 왠 '세일 첫째날' 이런게 써있네요.
서두가 길었네요.;a 그렇게 집어오게 된 책이 바로 이 책 입니다.
▒한정된 시간, 공간의 이야기
어디까지나 세일 중인 백화점이 이 책의 배경입니다. 주인공은 따로 없지요. 백화점 판매직원, 알바, 쇼핑객, 상품권 거래꾼, 이들이 전부 화자가 되고, 조연이 되지요.
아, 생각해보니 전부 여자들이네요. 남자들은 철저히 조연입니다.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지요.
책의 뒤편에 서평을 읽어보니, 그것에서 벗어나기가 힘드네요.; 이래서 읽어보지 않으려고 했지만, 결국 읽게 되는 것은 무슨 심리일지-_-ㅋ 이렇게 영향을 받게 되는건 그만큼 그 서평에 어느정도 동의를 했다는 말이기도 하려나요.
그 서평에서 이 책을 하나의 풍속화 같다고 표현했던데, 그 말이 가장 인상깊네요. 세일기간중인 백화점에 대한 하나의 풍속화가 가장 이 책을 잘 나타내어 주는 말 같아요. 처음에는 일하러 왔을 판매원들이 결국 나중에는 그 백화점의 물건들을 구입하고 있고, 일자리에서의 스트레스를 풀러 백화점을 찾아오는 손님도 있고요. 화려한 백화점의 뒷골목에서는 매춘도 이뤄지고,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은 백화점 근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하고요.
어떤 이야기도 제대로 마무리 되지 않지만, 그래서 더더욱 그림처럼 느껴지는 것이겠지요. 하나의 그림은 이야기를 품고 있지만 그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게 아니니까요.
그러고보면 살아가는 것도 마무리를 향해 가는 것일 뿐이지 마무리 된게 아닐테고요. 다른 이야기이지만, 옛날 동화에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는 것은 비꼬아서 보면 좀 무책임하기도 하네요.ㅋ
▒어찌됐든 굴러가는 세상
이야기를 계속해서 보게 해 주는 것은 뒤의 결말이 궁금해서 일텐데, 이 책에서는 화장실에서 쓰러진 여자를 발견하는 것에서 이런 호기힘을 유지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것도 책의 여러 이야기중에 하나 일 뿐이지요. 그리고 나중에 결말도 그렇게 다이나믹하지 않고요.
당연한 걸까요. 이 책이 미스터리 소설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작가가 이런 느낌을 의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자기 일에 바뻐 무신경하게 지나가는 것이 바로 요즘 세상이라고 말이죠.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재미있게 읽었다고 할 수도 있고, 씁쓸하게 읽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약간 말이 안되지만, 신기하게 읽은 느낌입니다. 백화점 판매원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처음 읽었으니까요. 그리고 제 근처에 그런 사람이 있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던 것도 아니구요. 어렴풋이 이런 사람도 있겠거니, 했을 뿐이죠.
어찌됐든 세상은 굴러가는 법이구요. 이 책의 마지막 제목처럼 말이죠. '그래도 세일은 계속된다.'
판타스틱 개미지옥 - 서유미 지음/문학수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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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백야행'을 빌리다가 문득 한국소설 쪽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최근에 한국 소설을 읽은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블로그에도 한국소설을 포스팅 한 적은 한번도 없었구요.
하지만 역시 한국소설 분류인 811번 쪽으로 가니 막막해지네요. 외국 소설보다 권수도 많고, 종류도 다양하고요. 영어권 소설이나 일본소설 란에서 책을 찾을 때를 동네문방구 집에서 펜고르는 심정이라면, 국내소설 란에서는 대형문구점에 와 있는 느낌이었거든요. 여기 있는 물건들 중에 내 취향은 어떤 것일까, 다 한번씩 굴려보고는 싶은데 종류는 너무 많고, 정신도 없고요.
매번 그렇게 정줄놓고 한바퀴 돌다가 '아, 지친다.' 하면서 그냥 나오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오늘도 그런건가, 이러면서 돌아다니는데 책들 사이에 조금 작은 책 하나가 보이네요. 제목도 좀 희안합니다. 도대체 판타스틱한 개미지옥이 뭔지; 게다가 살짝 열어서 목차를 살펴보니 왠 '세일 첫째날' 이런게 써있네요.
서두가 길었네요.;a 그렇게 집어오게 된 책이 바로 이 책 입니다.
▒한정된 시간, 공간의 이야기
어디까지나 세일 중인 백화점이 이 책의 배경입니다. 주인공은 따로 없지요. 백화점 판매직원, 알바, 쇼핑객, 상품권 거래꾼, 이들이 전부 화자가 되고, 조연이 되지요.
아, 생각해보니 전부 여자들이네요. 남자들은 철저히 조연입니다. 이름조차 등장하지 않지요.
책의 뒤편에 서평을 읽어보니, 그것에서 벗어나기가 힘드네요.; 이래서 읽어보지 않으려고 했지만, 결국 읽게 되는 것은 무슨 심리일지-_-ㅋ 이렇게 영향을 받게 되는건 그만큼 그 서평에 어느정도 동의를 했다는 말이기도 하려나요.
그 서평에서 이 책을 하나의 풍속화 같다고 표현했던데, 그 말이 가장 인상깊네요. 세일기간중인 백화점에 대한 하나의 풍속화가 가장 이 책을 잘 나타내어 주는 말 같아요. 처음에는 일하러 왔을 판매원들이 결국 나중에는 그 백화점의 물건들을 구입하고 있고, 일자리에서의 스트레스를 풀러 백화점을 찾아오는 손님도 있고요. 화려한 백화점의 뒷골목에서는 매춘도 이뤄지고,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은 백화점 근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하고요.
어떤 이야기도 제대로 마무리 되지 않지만, 그래서 더더욱 그림처럼 느껴지는 것이겠지요. 하나의 그림은 이야기를 품고 있지만 그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게 아니니까요.
그러고보면 살아가는 것도 마무리를 향해 가는 것일 뿐이지 마무리 된게 아닐테고요. 다른 이야기이지만, 옛날 동화에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라는 것은 비꼬아서 보면 좀 무책임하기도 하네요.ㅋ
▒어찌됐든 굴러가는 세상
이야기를 계속해서 보게 해 주는 것은 뒤의 결말이 궁금해서 일텐데, 이 책에서는 화장실에서 쓰러진 여자를 발견하는 것에서 이런 호기힘을 유지시키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것도 책의 여러 이야기중에 하나 일 뿐이지요. 그리고 나중에 결말도 그렇게 다이나믹하지 않고요.
당연한 걸까요. 이 책이 미스터리 소설은 아니니까요. 오히려 작가가 이런 느낌을 의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자기 일에 바뻐 무신경하게 지나가는 것이 바로 요즘 세상이라고 말이죠.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재미있게 읽었다고 할 수도 있고, 씁쓸하게 읽었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약간 말이 안되지만, 신기하게 읽은 느낌입니다. 백화점 판매원이 등장하는 이야기는 처음 읽었으니까요. 그리고 제 근처에 그런 사람이 있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던 것도 아니구요. 어렴풋이 이런 사람도 있겠거니, 했을 뿐이죠.
어찌됐든 세상은 굴러가는 법이구요. 이 책의 마지막 제목처럼 말이죠. '그래도 세일은 계속된다.'
2012.07.19 수정 - TTB리뷰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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