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내용이면서 그 안에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있고, 슬쩍 미소짓게도 만들면서 마음 한켠을 약간 아프게 만드는 느낌도 주고요.
'악인'처럼 강한 흐름을 타고 진행되는 작품도 있지만, 대부분이 그런 느낌이랄까요.ㅋ 사실 '악인'은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인것을 알면서 봤지만, 읽는 내내 '이 작가 이런 스타일도 쓸 수 있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으니까요.
뒤에 옮긴이의 말에 보니, 원래는 신문연재 되었던 소설인듯 합니다. 그리고 2009년에 우리나라와 일본에 동시 출간되었다고 하네요.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 이렇게 동시출간이라니... 개인적으로는 기쁘네요.ㅋ 앞으로도 좋아하는 외국 작가의 작품이 우리나라에 바로바로 소개되면 좋겠지만, 이런 행운이 계속 생기지는 않을테니 빈 시간에 영어, 일본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습니다.(응?)
이상한 결론은 이정도로 하고;; 밑은 감상입니다.ㅋ
요 며칠간 읽으면서, 머리속에 문득 들은 생각이 있습니다.
'이 소설, 지금 안 읽었으면 이정도로 재미있지는 않지 않았을까?'
딱히 지금이 특별한 시기라서 그런게 아닙니다. 주인공인 요노스케의 나이는 19살, 막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지요. 저는 이미 그 시기를 몇년 지난 상황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요노스케의 생각이나 행동을 보면서 작은 웃음을 짓게 된달까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요노스케의 1년동안 매달 펼쳐집니다. 새로운 도시에 적응한다기보다는 새로운 사람들에게 적응하는 것일까요. 그런 도중에 갑자기 뛰쳐나온 20년 후의 요노스케 지인의 이야기는 순간적으로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어느새 즐기게 되었네요.ㅋ
퍼즐을 맞추듯이 뒤에 남은 요노스케의 이야기를 상상하는 맛이 있달까요.//
조금씩 달라지는 요노스케의 모습도 재미있지요.ㅋ 소설에서 묘사하거나 부연설명을 해주지는 않지만, 옆집 교코의 말처럼 빈틈이 조금씩 채워지는 느낌이랄까요?
아니, 어쩌면 읽은 제 안에서 요노스케의 모습이 점점 가닥이 잡혔다는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단순히 어리버리한 대학 신입생에서 그의 지인들이 기억하는 요노스케로까지... 말이죠.
아마 이 책에서 저를 가장 웃게 했던것은 쇼코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주인공인 요노스케도 만만치 않지만요. 어째서 쇼코가 요노스케에게 그렇게 끌렸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왠지 제가 여자가 되어야지 알 수 있을듯한 느낌입니다.ㅋ 도중에 실비에게 '뭐든지 yes라고 말해줄 것만 같은 사람' 이어서 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글쎄요.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라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것은 진짜 제 성별이 바뀌어야 잘 알 수 있을것 같네요.ㅋ
읽다보면, 버블경제 같이 이 시대의 상황이 이곳저곳에 녹아들어있는것을 알 수 있지요. 게다가 전차사고 이야기가 지하루의 입을 통해서 나왔을땐, 아, 신오쿠보역에서 봤던 그것까지 들어간건가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운동도 언급되고요. 작가가 우리나라까지 염두해 두고 소설을 쓴 것일까요?
매번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은 실망을 시키지 않는것 같습니다. 각각 작품들이 한작가의 작품이면서도 읽는 저에게는 다르게 다가온달까요. 여운을 길게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