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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Mystery

변신(變身) | 히가시노 게이고

※감상에 책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미리니름(or 스포일링)이 될 수도 있으니 참고하시어 보시기 바랍니다.


변신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창해,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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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책을 빌릴때는 별 생각없이 카프카의 '변신'을 생각하면서 빌렸지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중에도 변신이라는 책이 있었네?' 이러면서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카프카의 '변신'하고는 많이 다른 소설입니다. 카프카의 '변신'은 어느날 갑자기 외관이 변해버리지만, 이 소설은 겉모습은 그대로 이거든요.

 애초에 비교하는 것이 좀 애매하네요. 외적인 변화가 내부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과 그 반대의 경우이라고 볼 수도 있으려나요. 그저 이름이 같은 소설이길레 빌리면서 떠올려봤습니다.ㅋ


▒열쇠는 사랑?

 누구보다 기억에 남는 인물은 주인공 나루세의 애인인 메구미이네요.

 물론 다른 인상적인 인물들도 많아요. 수술을 해준 교수와 그 조수, 죽을뻔한 딸의 아버지인 변호사, 나루세에게 총을 쏜 교코쿠, 그리고 그의 여동생도 있고요. 학문에 대한 집념부터 은혜갚기, 복수심까지 다양하네요.

 그래도 메구미가 인상적인 것은 다른게 아니라 주인공의 열쇠같은 존재여서 아닐까 싶습니다. 점점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는 주인공을 잠시나마 제정신으로 돌려주는 존재이니까요. 말그대로 헌신적인 사랑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고요. 

 이런 메구미의 헌신적인 사랑 덕분에 나루세가 잠시나마 정신을 차린다고 봐야겠지요? 하지만 나루세에게 그 못지 않은 마음이 없었다면 그것도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힘들어도 되돌아온 메구미 뿐만 아니라 그런 메구미를 보고 정신이 돌아오기 위해 몸부림 치는 나루세도 대단한 것이겠지요.


▒독특함 

 매번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보면서 독특한 소재로 놀라곤 했는데, 이게 계속되다보니 지금에 와서는 약간 무덤덤해진 기분마저 드네요.

 그냥 혼자서 따지는 이 소설의 계열로 따지자면... '레몬'과 비슷한 계열이 아닐까요. 생명공학과 관련되어 있고, 자아를 찾기위한 몸부림도 있고요.

 꼭 '뇌이식'이 아니더라도, 가끔 비슷한 것을 혼자 생각했었는데 작가가 이렇게 짚어주니 신기하기도 하네요. 만약 사람의 기억만 전자소자에 복사해서 새로운 몸체에 집어넣는다면, 그것은 계속 그 사람이 살아나가는 것일까, 이런 생각도 해봤거든요. SF같은 장르에 같은 나오는 소재이지만, 다들 '영생'에만 초점을 맞추지 그 사람이 맞는지에 대해서는 잘 안다루더군요. 여태까지 단편 딱 하나만 봤었네요.

 물론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뇌이식'으로 인한 것이지만요. 도중에 보다보면 높으신 분들께서 뇌도 교체할 수 있을지 궁금해 한다고 나오니까요.


▒이런 엔딩 

 눈에 보이는 해피엔딩은 아닙니다. 원래 자신의 인격으로 되살아난 것도 아니고, 배후의 인물들이 응징을 당한것도 아니고요. 교코쿠는 두번째 자살을 하게 된 셈이겠고... 아니, 이경우는 타살이려나요.;;ㅋ

 그래도 이런 결말이 나쁘진 않네요. 억지 부린 결말이 아니니까요.

 엉뚱하지만, 읽던 도중에 헐리우드 영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누구 한명 살리기 위해 도시 전체를 뒤집어 엎는 그런 영화 말이죠. 물론 그렇게 뒤엎어대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 하나 살려놨더니 대신 다른 목숨과 재산이 사라지네요. 헐리우드 영화에 비해서는 애교이겠지만요.ㅋ


//2012.2.25
오타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