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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s/SF

어둠의 왼손 | 어슐러 르 귄

어둠의 왼손 - 8점
어슐러 K. 르 귄 지음, 서정록 옮김/시공사
어둠의왼손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어슐러 K. 르귄 (시공사,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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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슐러 르 귄을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만들었던 작품이라고도 하고, 휴고상과 네뷸러 상을 전부 탓다는 작품이기도 한 '어둠의 왼손' 입니다. 학교 도서관 구석에서 겨우 찾아내었네요.ㅋ 위 책 정보의 2002년판이 아닌 1995년판이지만, 번역도 깔끔하게 되어있는것 같고, 누르스름한것 빼고는 읽을만해서 다행이었지요.

이 표지이지요. 나름대로 저 얼굴은 게센인들을 표현한걸까요;;

 어슐러 르 귄의 책을 읽은것은 지난번 '하늘의 물레' 이후로 오래간만이네요. 개인적으로 여태까지 본 어슐러 르 귄의 책이 전부 좋았던지라(..;) 이 책도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유명한 상도 탓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 번역된 어슐러 르 귄 작품중에 상 한두개 안탄소설은 거의 없으니까요;;


 어젯밤에 다 읽고 난 직후에는 여운때문에 빨리 적어놓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 했는데, 지금은 피곤한데다가 하루 지났다고 손이 잘 안움직이네요.;;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은 책이니 만큼 가벼운 흥분속에서 쭉쭉 써내려가면 기분도 참 좋을텐데 말이죠.ㅋ


 어슐러 르 귄의 SF소설은 '하늘의 물레'나 다른 몇개의 단편들처럼 독자적인 배경을 가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것들이 '헤인 우주'라는 작가의 창작 배경을 중심으로 쓰여졌지요. 이 헤인 우주라는것이 참 재미있는데요. 간단히 과거 헤인이라는 별에서 문명이 번성하여 우주 곳곳에 거주 행성들이 생겨났다가 몰락한 이후, 다시 재건되는 과정이라는 배경입니다.

 특히 이 헤인우주 배경의 소설이 특이하고 재미있는것은 각 행성별로 다른 문화들과 종족들을 참 세심하게 표현해내었다는 점이지요. 행성의 공전주기가 사람의 일생과 맞먹어서 봄에 아이를 낳고, 여름에 성장한 후에 가을에 식량을 비축했다가 겨울을 보내야 하는 행성도 있고, 신화의 세계였으나 현실적인 외계문명을 받아들이며 몰락중인 행성도 있고, 거짓말쟁이들에게 지배받는 행성도 있죠.ㅋ

 '어둠의 왼손'의 배경이 되는 '겨울'이라는 행성도 이런 행성들보다 더하면 더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이름이 보여주듯 빙하기의 행성입니다. 행성 주민들은 추운 날씨에 알맞게 낮고 좁은 코를 가지고 있고, 부족한 열량을 보충하기 위해 하루 5끼 이상 먹고 다니죠.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특징은, 이 행성 사람들이 '양성'을 가진 종족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문화적, 생체적(;)으로 색다른 곳에 '에큐멘'이라는 우주 연합(?)의 인물인 '겐리 아이'가 동맹을 맺고자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소설이 바로 '어둠의 왼손' 입니다./~
 

 

 작가가 백인인 만큼 저도 모르게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인 '겐리 아이'의 형태를 백인으로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아르가벤 국왕이 겐리 아이에게 이렇게 말하지요.
 "당신 종족들은 당신처럼 모두 검습니까?"
 순간 '어, 이게 뭐지;;' 라는 생각밖에 안들더군요; 그리고 나도 헐리우드 영화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이런것을 볼때마다 어슐러 르 귄이라는 작가가 참 대단한것 같아요.ㅋ



 여담이지만, 제가 이 책을 빌려오니까 옆에 있던 친구가 갑자기 이러더군요.

 ..

 "어둠의 왼손이라니, 못된책이네!"

 ..

 참고로 그 친구는 왼손잡이입니다.(;;)



 절대 소설 속 어둠의 왼손은 그런 뜻이 아니지요.ㅋ


 우리나라에 나온 어슐러 르 귄의 책은 거의 섭렵해가는 느낌이네요. 이제 '빼앗긴 자들'을 봐야할텐데... 욕심은 나중에 헤인 우주 시리즈 전권을 구비하고 싶은 것이지만요.ㅋ



2012.07.19 수정 - TTB리뷰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