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후면에 팜므파탈 이야기가 왜 써져있나 했더니 다른게 아니었네요. 제대로 팜므파탈 입니다. 악녀나 요부보다는 팜므파탈이 그야말로 적절하네요(...)
옮긴이의 말을 보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이라는 작품과 연관성이 있는듯 한데, 아직 안읽어본 작품이라 잘은 모르겠네요. 다만 '백야행'이라는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어도 문제되는것은 전혀 없습니다./ 다음에 '백야행'이라는 작품을 읽어봐야 더 정확히 알 수 있겠지만, 아마 많이 독립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밤을 살아갈 수 밖에 없지만, 그것마저 환야(幻夜).
이런 느낌일까요.. 음;ㅋ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으로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ㅅ/ 고베 지진, 도쿄 지하철 사린가스 테러, 밀레니엄 같이 굵직굵직한 사건들도 배경으로 깔리고요.
고베 지진이 정말 강하긴 했나 봅니다. 지난 여름에 일본 갔을때 지진 현장 보존된 곳을 가봤지만, 너무 자그맣게 만들어놓은 데다가 이미 복구가 됀지 한참 되어서 인지 그런 참사가 있었던 곳이라는 느낌이 잘 와닿지 않았었는데 말이죠.
팜므파탈 이라고 하면서 책에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 오하라를 예로 드네요. 책은 못보고 영화만 봐서 제가 스칼렛의 캐릭터를 제대로 파악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환야'의 미후유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보다 더 나아간 느낌입니다. 그렇게 팜므파탈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이미 뛰어넘었기 때문일까요/
옮긴이의 말에 있는 '백야행'이라는 책을 보면 이것에 대한 답이 나올 것 같기도 한데... 그전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어찌보면 '환야'는 완성된 팜므파탈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자신의 앞을 방해하는 것은 무엇이 됐든간에 제거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이용하면서, 안되는 것은 미련없이 버리고, 자기 자신도 완벽에 가까워지려고 하는...
재미있는것은 책을 보면서 참 무섭구나 싶으면서도, 한번쯤은 어떠한 느낌인지 보고 싶은 느낌이 든다는 것일까요. 물론 제가 장기말이 되는것은 사양하고 싶지만...ㅋ
만약 마사야가 미후유와 도쿄로 나온 후 계속 그녀에게 목매달지 않고 유코와 잘 되었다면 이 책 내용은 완전히 다르게 되었겠지요. 미후유 성격상 자신에게 방해가 안된다면 마사야를 방해할리도 없고... 음, 그저 평범한 가정이야기가 되었겠네요. 재미는 없을수도 있지만, 그게 가장 마사야에게 해피엔딩이 아니었을까 싶네요.ㅋ
행복한것이 무엇일까요. 미후유의 행복은 잘 모르겠습니다. 마사야의 행복은... 아마 미후유와 함께 하는 것이었겠지만요. 유코와 잘 되어서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행복이었겠지만, 팜므파탈에게 빠져버린 남자는 그게 잘 안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