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 | 펄 벅

대지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문학선 지은이 펄 벅 (청목, 2001년) 상세보기

 초중고를 나오면서 '방학 추천 도서!' 같은 것 때문에 그럴까요? '세계 명작' 같은 타이틀을 가진 작품은 왠지 모르게 거부감을 가지게 됩니다. 이 책도 마찬가지였달까요? 아마 군 복무 시절 막바지에 시간이 남아돌지 않았다면 읽어볼 마음만 가지고 들쳐 볼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겠네요.ㅋ

 책 내용은 왕 룽 이라는 농부의 일대기입니다. 그는 본성이 착하고 대지에 얽매여 흥망을 경험하면서, 가끔은 행동하는 것에 겁도 내고 욕심도 냅니다. 여자에 한없이 끌리고, 못생긴 아내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동시에 진저리도 내지요. 어렸을 때라면, 아니 중고등학교 때이었더라도 아마 별 생각없이 봤을 내용이지만, 지금은 은연중에 동질감마저 느끼게 되네요.

 역시 책은 언제 읽어보냐가 중요한것 같습니다.ㅋ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역시 오란이네요. 왕 룽의 첫번째 아내로서 가장 힘든 시기를 함께 한 사람입니다. 잘 살게 되고 나서 왕 룽이 그녀를 무시하는 것은 정말 안타깝고 화도 났지만, 동시에 그런 왕 룽을 이해할 수 있을것 같다는게 미안할 정도네요;;

 가장 왕 룽에게 힘이 되어줬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녀가 없었다면 왕 룽이 그런 삶을 살 수 없었을 테지요. 그나마 죽을 때는 왕 룽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제대로 대우를 해줘서 다행입니다.

 그 다음은 아무래도 이화이군요. 왕 룽의 마지막 애인. 나이차가 (정말)많이 나지만 그래도 왕 룽과 이화는 플라토닉 러브에 가까운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그것이 사랑의 완성이라고는 생각 안하지만, 로망 정도는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에 짧은 분량밖에 나오지 않지만, 백치인 첫째딸과 함께 왕 룽의 노년을 아름답게 장식 해주는 인물이지요.
 그러고보니 군인이 되겠다며 뛰쳐나간 막내아들이 있었네요. 정황을 보면 그는 사실 이화를 좋아하던게 아닐까요? 아버지가 연적이었던 걸까요.ㅋ

 그리고 백치인 첫째딸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힘든시기의 이정표 같은 것이었을까요? 왕 룽을 순하게 만들어주는 중화제 같습니다.

 이 외에도 기억에 남는 인물들이 참 많네요. 같은 소작농이었다가 어느순간부터 왕 룽 밑에서 일하게 된 성실한 느낌의 칭, 지주가 되며 왕 룽이 첩으로 맞이한 연화, 마지막에 아버지의 땅을 팔아서 뭘할까 고민만 하는 아들들, 대지가 항상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쳤던 왕 룽의 아버지...

 정말 별 기대 안하고 봤던 책인데, 너무 잘 읽은듯 합니다. 세계명작이 왜 세계명작인지를 알게 해줬던 작품이네요.

 이효석의 '메밀 꽃 필 무렵'을 좋아해서 고등학교 시절 한권 사 놓은적 있는데, 이 책도 나중에 형편 괜찮아지면 꼭 사놔야겠습니다.ㅋ 돈 많으면 애초에 사서 즐기겠지만, 그게 안되니 이렇게 항상 도서관 신세네요;;

2012.09.16 추가 - 제가 본 대지는 1,2권 중에 1권만 이었네요. 아직 다 읽은게 아닌 상태였는데, 이걸 쓸 당시에는 몰랐습니다. 나중에 다 읽게 되면 다시 써야겠네요.;; 일단 이 글은 남겨둡니다.